신년 최고의 화두는 역시, AI인 것 같습니다.
오늘 대부분 신문의 첫 페이지는 지금 라스베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 선보인 피지컬 로봇입니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자동차보다 로봇을 더 많이 전시했는데요, 그중 단연 주목을 받은 것은 ‘아틀라스’입니다. 아틀라스는 하드웨어 중심의 로봇이 아니라 실제로 인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휴머노이드입니다. 공장에서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하나의 아틀라스가 새로 학습한 것은 같은 공간에 있는 모든 아틀라스에게 공유한다고 합니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해 사람의 손이 전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신문을 보면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제 사람의 노동은 어떻게 되는 건지, 인간의 가치는 무엇인지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오픈 AI의 샘 올드먼은 ‘인간의 모든 지적 능력을 대체하는 기계인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일반지능)가 5년 안에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한술 더 떠 10년 후에 인간보다 1만 배 더 똑똑한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인공초지능) 시대를 열기 위해 오픈 AI에 57조를 투자했다고 합니다.
AI가 스스로 학습하기에 지난해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서는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고 신입사원은 뽑지 않았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래 시대를 위해 코딩은 필수과목이라 떠들었는데 지금은 AI가 코딩도 다 해줍니다.
우리는 지난 시간 ‘이 행성에서 가장 뛰어난 종은 인간’이라며 얼마나 잘난 체 해왔는지 모릅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계속 진화하게 되면 인간의 고유성도 조정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앞지르는 순간이 온다 해도, 인간의 고유한 가치는 능력이 아니라 어떤 세계를 만들어왔는가에 있습니다.
언제나 인간은 가장 효율적인 존재가 아니었고, 가장 정확한 판단을 하는 존재도 아니었습니다. 대신 인간은 불확실한 세계 앞에서 늘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존재였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 책임까지 대신 질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인공지능 시대는 인간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를 묻는 시대일지도 모릅니다.
정답을 생산하는 기계가 늘어날수록, 인간에게 남는 역할은 질문을 선택하고 그 의미를 감당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