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이 첫 방송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 방송 사상 최초로 ‘의료 조력 사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극 중 주인공인 우소정(이보영 분)은 불치병 환자들이 ‘고통 없이 마지막’을 맞이하도록 돕는 의사입니다. 그는 환자들과 마주할 때마다 치열한 윤리적 갈등, 죄책감,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연민을 보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누가 삶의 끝을 결정할 권리가 있는가?’라는, 어쩌면 모두가 한 번쯤 피하고 싶었던 질문이 저에게도 찾아왔습니다.
최근엔 우리나라에서도 의료 조력 사망을 둘러싼 논의가 크게 일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막상 구체적인 제도나 법의 테두리를 그리려 하면 수많은 윤리적·종교적 문제, 그리고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비단 드라마 속의 갈등만이 아니라, 우리 현실 속에서 끝나지 않는 논쟁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좋은 삶’이 무엇인지 못지않게,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지, 또 나의 마지막 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 말이지요.
오늘은 이 드라마 속 이야기를 빌려, 삶의 마지막 페이지는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할지, 내가 선택할 권리와 모두의 존엄이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지, 잠깐이나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환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고난의 끝에서 새로운 언어와 꿈이 태어나듯, 우리가 맞이하는 전환의 시간도 미래를 여는 씨앗이 될 것이다. 전환의 순간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 변화는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나는 어떻게 이 전환에 응답할 것인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나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