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상지인문학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은 ‘서양미술과 미학의 창’이었습니다. 주제별 인문학프로그램과 별도로 진행했던 이 강좌는 ‘21세기 동시대미술’까지 약 500여 회의 강의를 이어왔습니다. ‘21세기 동시대미술’까지 강의를 마친 지난해에는 강의에 함께 참여했던 6명의 작가와 전시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10년 동안 미학 강좌를 진행하면서 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2년 전부터 ‘미학으로 그림 읽기’를 준비해 왔습니다.
강의는 김종기 박사(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가 진행합니다. 김종기 박사는 독일 훔볼트대학에서 철학과 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에서 몇 안 되는 분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철학과 미학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인문 관련 학과는 이미 폐과가 되고, 있다 하더라도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미술시장은 더욱 커져 가는데 이를 뒷받침할 철학적, 이론적 근거는 점점 얕아지고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미학으로 그림 읽기’를 준비할 때 부산미술협회에서 부산 미술의 깊이와 확장을 위해, 도슨트 과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기존에 있는 도슨트 과정들과는 차별화된 과정으로 말입니다. 도상학과 도상해석학부터 동시대미술까지 시대적 해석과 철학의 흐름을 통해 미술사를 익히는 이 과정을 마치면 도슨트 자격증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준비한 ‘미학으로 그림 읽기’는 어제부터 시작됐습니다. 첫 강의인 ‘도상과 도상해석학’에서 미술작품 속에 들어 있는 그리스신화와 프랑스혁명, 그리고 밀레의 <만종>의 새로운 해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강의 내용만큼이나 수강생들의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아크 구독자분들이 강의의 핵심적인 일부분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도록 곧 준비하겠습니다.
오늘은 ‘잇츠시네마’ <퍼펙트 데이즈>를 보는 날입니다. 아침에 시내버스 파업 소식을 듣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극적으로 타결됐다고 합니다. 어떻게 사는 하루하루가 퍼펙트한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자기다운’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저녁이 됐으면 합니다.
'품격品格 속의 한자 '격'格은 나뭇가지를 전지剪枝한 모습이라고 한다. '웃자람을 막고 곁가지를 자르고 다듬는 것'을 말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유혹과 허세와 과장과 꼰대 짓을 잘라내고 다듬어야 보다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