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의 절반, 6월입니다.
햇살은 눈부시고 바람은 선선해서, 마음이 괜히 느슨해지는 계절입니다. 1월의 결심들이 희미해지고, 달력 한가운데쯤 도달한 지금, 다시 가속을 밟기보단 잠시 그늘 아래 앉아 숨을 고를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주말, 부산시민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새로 들어선 부산콘서트홀을 기념해 열린 오케스트라와 조수미의 공연이 있었는데, 돗자리를 펴고 앉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듣는 그 시간이 참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친구, 연인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공원에 울려 퍼지는 선율, 초여름의 바람, 느긋한 대화 소리… 그 모든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장면처럼 다가왔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야외 공연이 있다는 사실도 무척 반가웠습니다. 문화는 거창한 공간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계속되기를, 자연스럽게 그런 바람이 들었습니다.
그날의 느긋한 공기와 선율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시 걸음을 늦추고 주변을 바라보는 일 또한 그에 못지않게 소중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6월, 바쁘게만 흘러온 상반기를 잠시 멈춰 돌아보며, 당신만의 속도로, 당신만의 리듬으로 조용히 숨을 고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