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잇츠시네마’가 있는 날입니다. ‘영화와 도시’로 시작해 지난달 ‘잇츠시네마’ 시즌3을 시작했으니 벌써 4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처음 ‘영화와 도시’를 시작할 때는 펜데믹이 끝나갈 무렵이었습니다. 펜데믹 동안 멈췄던 상지인문학아카데미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거리두기가 언제 끝날지,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이 매주 하던 인문학 강좌 준비를 머뭇거리게 했습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 마침,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의 정미 프로그래머를 알게 됐고, 우리는 1달에 1번 영화 인문학을 하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장소는 남포동 BNK아트시네마모퉁이극장으로 정했습니다. 상지인문학아카데미를 진행하는 상지건축은 자갈치 신동아시장 건물에 있으니, 거리도 가깝고 원도심 인문네트워크가 될 거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1년 후 ‘영화와 도시’를 ‘잇츠시네마’로 바꾸면서 영화에 맞는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아무리 좋은 영화도 굶으면서 보면 왠지 감동이 반으로 줄 것 같아서였습니다. 거기다 영화를 씹어 먹는 토크 시간까지 더하면 3시간을 앉아 있는 터라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합니다.
오늘 함께 볼 영화는 <콘클라베>입니다. 콘클라베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제도로 교황 선종 시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단이 소집되어 진행되는 교황 선출 비밀 회의를 말합니다. 추기경단의 교황 선출 과정을 상세하게 담은 영화 <콘클라베>는 미국에서 지난해 10월에 개봉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3월에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도 콘클라베를 시작하기 전 영화 <콘클라베>를 봤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이렇게 될 것을 미리 예견하고 영화를 선정한 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문을 걸어 잠그고 비밀 투표를 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콘클라베>를 함께 보면서 민주주의와 인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와 사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아크 구독자들께 보내는 영상은 ‘도시와 독서 공간: 서울의 서점과 종로를 중심으로’입니다. 상지서울인문학아카데미 시즌2 ‘도시와 공간의 역사’ 12강으로 천정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강의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서점에는 시와 사랑이 가득합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서점으로 시작해 지금의 서점까지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